개와 기름 전주성 출입금지랍니다<2>
<1>에서 이어집니다.

나는 FC서울 팬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때까지 사실 5년 정도 걸린 것 같다. 국가대표가 아닌 FC서울의 경기를 보기 위해 처음 상암을 찾은건 2005년, 박주영 신드롬이 한창일 때였다. 서울에서 태어났고 서울에서 자랐고 해외에 나가있던 시기를 제외하면 서울 이외의 지역에 살아본 적이 없는 나에게 K리그의 지지팀으로서 서울은 1옵션이었고 때마침 핫이슈인 박주영이 뛰고 있었으니 뭐 상황이 우연찮게 맞물린 셈이다. 1년에 한 두 번 시간이 허락할 때 상암에 갔고 서울을 응원했다. 그렇다고 서울히 딱히 내 팀으로 느껴졌냐면 그건 아니었다. 마치 트랜스포머 팬은 아니지만 시리즈물이 개봉하면 보러가는 관객처럼 그냥 영화나 도서나 게임을 소비하듯 가끔 직관이라는 컨텐츠를 구입하는 사람이었다.

근데 트랜스포머 팬은 맞지롱

민감한 이야기지만, 서울을 내 팀으로 느끼는 것에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은 아마 서울이 끝까지 안고가야할 '원죄'의 영향도 어느정도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메이져리그를 보던 팬이었다면 연고이전을 딱히 罪로 인식하지 않고 기업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스포츠 시장의 생리를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오랜 시간 해외축구를 봐왔고 축구와 연고개념을 강하게 묶어서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내가 서울의 경기를 보기 시작한 이유도 이 연고개념 때문이니, 아마 나는 5년의 시간 동안 서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쌓아나가는 동시에 원죄에 대한 거부감을 희석시키는 과정을 겪은 듯 하다. 딱히 대단한 의도가 있어서는 아니고 말그대로 그냥, 어쩌다가, 무의식적으로 말이다. (만약 내가 2004년 이전에 K리그 경기를 보기 시작했다면 지금쯤 나는 우리 집에서 상암과 비슷한 거리에 있는 탄천에서 맥콜을 마시며 노란 머플러를 휘두르고 있었겠지ㅋ) 이야기가 길어지는데, 같은 맥락에서 난 '연고복귀'라는 표현에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일본이 조선을 '침략'한 것이나 '진출'한 것이나 어차피 한 가지 사실이지만 한국인이 그들의 표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처럼 2004년 이전에 K리그를 즐기고 아끼던 팬들에게 연고 '이전'과 '복귀'는 그만큼 다른 문제일테니까. 그리고 그들에게 준 상처를 치료해주지는 못할 망정 소금을 뿌려서는 안되지 않겠는가. 다만, 우리와 만나면 서로 전투력이 상승하는 모 구단의 일부 서포터들의 심한 비난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가족과 함께 경기장에 오는 미래의 축빠들을 위해 걱정하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역시 일부 서울팬들처럼 "엄마 아빠 손 잡고 오는 어린 아이들한테 패륜, 패륜거리는 너님들이 나쁜 놈"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계속 일본 비유를 꺼내서 나도 불편하지만 이건 마치 "일본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우리가 왜 전범 취급을 받아야하나?"라고 진지하게 주장하는 일우익들과 비슷한 짓이니까. 과도한 비난에 대해서는 그들 집단 내에서 자정작용이 일어나야 할테고 그들 가운데 성숙한 사람들이 짊어지고 나갈 것이다. 안되면? 리그 내에 악의 축 컨셉 구단이 하나쯤 있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ㅋ 스토리도 생길테고. 사실 내 자식이 연예인 뺨치게 예쁘고 호킹의 두뇌에 테레사 수녀님의 마음을 가져서 사랑하는 부모는 없잖아. 흠이 있고 부족해도 함께한 시간이 쌓이고 情이 쌓인 내 팀이니까 좋아하는거다.

지금 난 서울팬이고 앞으로도 서울팬일거다. 매치데이 홈경기에는 열 일 제쳐놓고 상암 어딘가에서 사자후를 외칠테고 아마 원정버스도 꽤 타지 않을까 싶다.(어쩌면 비행기도.) 파란색을 보면 전투력이 상승할테고(ㅋㅋ) 승점 1점과 1골에 세상을 얻었다가 잃은 것처럼 일희일비할 것이다. (글이 마무리되는 분위기지만 사실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 함정이다.)

아무튼 포스팅의 주제는 서울팬인 내가 리그에서는 밟고 넘어서야 할 상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전북 현대 모터스의 홈구장 전주 월드컵 경기장(이하 전주성)을 방문해서 거의 울 뻔한 이야기...인데, 서론으로 벌써 포스팅 2개다. 인문학도 본능ㅋㅋ

내년엔 꼭 한국에서 만나자 ⓒ샤다라빠


음...친구들은 다 알고 가까운 친구들은 이미 포기한 사실이지만, 나는 잠수에 능하다ㅋ 직장생활하면서 많이 고치긴 했지만 성격은 그리 쉽게 바뀌는게 아닌지 '인간관계'를 만드는 게 좀 서툴다. 그래서인지 문자나 전화연락을 꾸준히 하는 사람을 보면 참 부럽고 블로그나 요즘 대세인 소셜 네트워크를 부지런히 업데이트하는 사람도 신기하다. 

신기했었다는 표현이 맞겠다. 요즘 내가 페이스북을 대표하는(읭?ㅋㅋ) 24시간 자동응답봇이니까. 그 원인 중 하나가 최근 가입한 '국내축구' 그룹인데(보통 국축북 또는 국북이라 부른다ㅋ) 내 주위에서 보기 드문 축빠, 그 중에서도 K리그빠를 만날 수 있는 놀라운 곳이다. 중국에서 돌아온 이후 급 불타오르는 축구사랑에 소셜 네트워크 본연의 중독성까지 더했으니 봇이 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_-ㅋ 가입한지 한 달이나 되었나 싶은데 굉장히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 같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 축빠들은 의기투합하여 한국에서 열리는 최초의 단판 아챔 결승전을 함께 보러 가기로 하는데...

(뭐든지 3부작 트릴로지가 대세. 3편으로 이어집니다ㅋ)
by Madok | 2011/11/10 22:35 | □구경(球競) | 트랙백 | 덧글(0)
개와 기름 전주성 출입금지랍니다<1>

자폭, 자멸, 자학성 제목으로 포스팅을 시작하는 이유는 아직 충격에서 회복이 덜 되어서인듯.
어차피 1년에 한 번 꼴로 쓰는 개인일기장 같은 블로그니까 괜찮...겠지? 아니면 어쩔거야, 쳇.

간만의 포스팅이니 서론을 좀 길게 풀어볼까나.

1994년, 또래 친구들이 취향에 따라 디즈니 캐릭터 스티커같은 걸 모을 때 난 미국월드컵 선수앨범 스티커를 수집하고 있었으니 내 인생의 축덕 역사는 상당히 오래되었구나 싶다. 축덕 DNA는 타고나는건가 싶다가도 우리집 TV에서 축구나 기타 스포츠가 나오는건 월드컵과 올림픽 뿐이고, 부모님과 남동생이 아는 축구선수를 다 합쳐도 10명이 넘을까말까 한 걸 보면 난 다리 밑에서 줏어온...아닐거야;ㅁ;

아무튼 내가 꿈꾸고 있는 이상적인 가족 주말 나들이(유아용 레플을 입은 아이 손을 잡고 경기장에 가서 남편과 나는 광섭...읭?ㅋㅋ)는 꿈도 못 꾸던 유년시절을 보냈기에 내가 아는 축구란 국가대항전의 개념이 전부였다. 자연히 국가대항전의 백미인 월드컵은 내가 인식할 수 있는 최고의 축구컨텐츠였고 그 곳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곧 최고의 선수들이었다. 그 최고의 선수들이 뛰는 유럽의 빅클럽은 당연히 최고의 클럽일 수 밖에. 호나우두의 인테르와 지단의 유벤투스가 갑중의 갑이었지. 

팬심으로 보는 지단느님(이런 옷을 입은 사진은 상당히 드물다)

TV채널은 많을수록 좋다는 아빠의 지론 덕에 우리집엔 일찌감치 접시가 설치되어 있었고(아빠ㄳ) 부모님이 주무실 때 볼륨을 죽여가며 세리에A, EPL 경기를 보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시작한 소위 해축팬 생활은 상당히 길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선수들의 빅리그 진출 이후 중계는 물론 관련 컨텐츠가 쏟아져서 예전처럼 힘들게 찾아보는 맛(?)은 줄었어도 즐길만한 파이의 양은 엄청나게 커졌으니까. 뭐, EPL의 10년치 리그테이블을 앞뒤로 줄줄 외울 수 있었고 FM 덕분에 4부리그 팀과 주요 선수들도 대부분 알고 있을 정도였으니 취미도 이쯤되면 병이다. (좋은 병이다ㅋ) 

취미가 병이냐 아니냐를 판가름하는 척도 중 하나는 역시 그 취미를 위해 지출하는 돈이다. (정확히 말하면 가처분소득에서 취미생활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다ㅋ) 그런 의미로 봤을 때 내가 해축팬 커리어(?)의 정점을 찍은 건 2006년 독일월드컵 무렵이었다. 4학년을 맞아 "유럽여행도 못해보고 대학생활을 종결할 순 없어!"라며 배낭을 매고 유럽으로 날랐는데, 3개월간 총비용 650만원, 그러니까 비행기티켓과 유레일을 빼고 하루에 약 45유로 정도로 먹고 자고 구경하는 레알 배낭여행이었다. 그 와중에도 밥을 굶고 아낀 돈으로 올드 트래포드, 스탬포드 브릿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캄프 누, 산 시로, 파르크 데 프랭스 투어를 다니고 맨유와 인테르의 프리시즌 경기를 보고 덤으로 박지성 레플까지 질러왔다ㅋ 런던에서 메트로 티켓 2파운드를 아끼려고 숙소에서 시내까지 왕복 7시간을 걸어다닌 걸 생각하면 병세가 상당히 위중했다고 볼 수 있겠다. (누차 말하지만 좋은 병이다, 이건ㅋㅋ)

그런데 내가 30분 동안 삽질해서 블로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찾은건 최근 EPL의 다득점 추세의 원인을 분석하기 위한 것도 아니고, 한 달 남은 무리뉴 시즌2 엘 클라시코 예상을 하기 위한 것도 아니고, 세계 훈남 축구선수 베스트 50을 뽑기 위한 건 더더욱 아니다.(셋 중 하나는 언젠가 할 생각이지만.)

1위는 일단 데첼리에+_+

(여기서 포스팅의 주제가 훅 바뀔 수 있으니 일단 구글 이미지검색창을 끄고) 
내가 하려는 포스팅은 2011 K리그 정규리그 1위 전북현대 모터스와 카타르 챔피언 알사드(Al Saad...아 쓰면서도 손가락이 떨리네)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다. 여기서 알사드와 수원과의 4강전 얘기나 마토의 발칸반도 핵펀치라든지 고종수의 죽지않은 PK본능이라든지 AFC의 불공정한 징계처분, 한국축구의 외교력 문제까지 줄줄이 꺼낸다면 포스팅이 아니라 논문감(일단 논문이란 두 글자에는 화들짝 놀라는 본능이 있음ㅇㅇ)이니까 생략하고 순수하게 전주여행을 한 이야기만 써보자.

너무 길다. 다음 글로 가야겠네ㅋ
by Madok | 2011/11/09 12:48 | □구경(球競) | 트랙백 | 덧글(0)
11개월 하루동안,

 

  • 나는 잉여로운 잉여에서 잉여로운 대학원생으로 살짝 모습을 바꾸었고
  • 나를 좋아해준 사람과 내가 좋아한 사람을 만났다.
  • 그 두 사람 모두와의 연애에는 보기좋게 실패했지만,
  • 그 관계는 상처로 남아 지금도 때때로 날 괴롭히지만,
  • 이성적인 판단을 떨치지 못하는 그리고 감정에 휘둘리는 내 모습을 보며
  • 나는 답답하기도, 당황스럽기도, 신기해하기도 했다.

     그리고 오늘 나는,

  • 내 비전과 삶을 관통하는 목표를 향해 더디게나마 나아가고 있고
  • 나를 둘러싼 모든 만남과 하루하루 일어나는 기적에 감사하고 있고
  • 주위 사람들을 알고 싶어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싶어하게 되었고
  • 기쁜 일과 슬픈 일, 그리고 씁쓸한 일에 맞서는 법을 배우고 있다.
  • 어제보다 멋진 하루를 살고 있다. 좀 더 나은 내일을 살 것이다:) 우왕굳!
by Madoc | 2010/04/03 23:02 | 트랙백 | 덧글(0)
전설을 목격한 날

'그 날은 늦가을치곤 무더운 날이었다'는 상투적인 서두로 시작하자. 소위 말하는 3대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고시생은 콧웃음칠지도 모르지만, 나는 통역대학원 입학을 준비하는 자칭 고시생이었다. 이거 왜 이래, 교육계에 임용고시가 있고 방송계에 언론고시가 있다면 어문계에는 통역고시가 있다고. 어디나 예외야 있겠지만 최소 1년, 길게는 3년동안 먹고 자고 싸는걸 제외한 모든 시간을 쏟아부어 공부해야 시험장에서 말이라도 하고 나올 수 있다는 어문계열 졸업생들의 로망, 통역대학원 말이다. 그리고 그 늦가을의 무더운 어느날, 난 시험을 단 한 달 앞두고 있었다.

음, 그러니까 이런 논리가 있다.
"월급날은 매달 한 번씩 돌아오지만 지름의 순간은 한 번 떠나면 돌아오지 않아. 그러므로 난 롸잇나우 지르겠어!"
"수능은 매년 있지만 아제로스를 구할 용사는 나 밖에 없어. 그러므로 난 노스랜드로 리치왕을 잡으러 출발하겠어!"

응용하면,
"통역대학원은 내년에 들어가도 돼.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가 한국에 오는데 공부가 잡힐 리가 없잖아?"

"우왕 레전드다"


이 분으로 말할 것 같으면, 내가 프랑스어문학과를 선택한 주요원인을 제공하여 학점관리에 난항을 겪게 한 주범이자 나를 축덕의 길로 인도하사 사회적 이미지 구축을 크게 어렵게 만든 장본인이며 유럽 배낭여행 당시 생명의 위협이란 것을 느끼게 해준 조력자이다.(난 제네바에서 독일월드컵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결승전을 보았다. 이탈리아인 군중 한가운데서 지단의 페널티킥 득점에 환호했던건 지금 생각해도 참 목덜미가 서늘해지는 기억이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날씨는 후덥지근했다. 다논 네이션스컵(Danone Nations Cup)은 나름 세계적으로 인지도 있다는 유소년 축구대회지만 단지 한국의 지역예선(출전팀은 엄격한 예선을 거쳤다기보단 친선축구 느낌으로 선발된 듯. 그중의 하나는 구색맞추기로 내보낸 티가 확연히 나는 서울프랑스학교팀-눈은 즐거웠다-)을 보기 위해 지단님이 친히 오신다..? 아니나 다를까, 지단은 오후에 '잠시' 결승전을 관람하고 시상을 하기로 되어있었다. 그리고 오전 및 점심시간은 LG를 통해 다논에서 한국시장에 런칭하는 요구르트 액티비아(난 요즘도 요구르트는 이것먹는다. 비웃을테면 비웃으라지ㅠ)와 그 외의 다논제품(에비앙, 볼빅 등)을 광고하는데 바빴다. 물론 모두 공짜로 먹고 마실 수 있었다:)

그리고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한 각종 초청팀의 아마추어 냄새 살짝 풍기는 공연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중의 백미가 있었으니 외계인에게 사인해준 지구인으로 널리 알려진 우희용씨의 프리스타일 공연. 처음으로 유명인이다 싶은 사람이 나타나서인지 꼬꼬마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와 (아마 누군지도 잘 모를텐데) 싸인요청 러쉬! 티켓의 지단님 얼굴위에 싸인을 받는 녀석, 연습장을 찢어가는 녀석, 심지어 두루마리 휴지를 들고 싸인해달라고 조르는 녀석까지 일일이 받아주는 모습이 역시 프로는 프로구나, 싶었다.

싸인을 받는데 색지는 기본 예의, 이름과 날짜까지 서비스 받을 수 있습니다 잇힝:)



2시에 도착한다던 지단은 3시경 모습을 드러냈다. 우와, 이거 어떻게 말로 해야할지 감도 안잡히는데, 그 순간 우선 가슴이 덜컹하고 머리가 쭈뼛하며 다른 시야가 차단된다. 그리고 '아놔 진짜 지단이다'라는 말이 흘러나온다.

이 지단이 레알 지단인가요


지단은 그라운드 바로 옆의 VIP석에서 경기를 보기로 되어있었고 일반 참가자는 스탠드로 올라가야했다. 경호업체에서 나온 수십명의 검은양복 아저씨들이 지단의 등장과 함께 스탠드 아래로 쏟아져내려오는 사람들을 막고 위로 돌려보내려 했으나 여기에 복병이 있었으니(...) 한국말이 안통하는 프랑스 꼬꼬마들 무리였다. 문자 그대로 눈이 뒤집혀 프랑스의 영웅 'ZIZOU'를 목청껏 불러대며 돌진하는 아이들, 소리를 질러도 못알아듣고(분명 못알아듣는 '척' 했던 녀석들 꽤 많을거다.) 몸으로 막자니 한 녀석을 막으면 다른 녀석이 빠져나가고. 사람들을 스탠드로 모으는 것을 포기한 경호원들은 재빨리 시큐리티 라인을 치고 일렬로 서서 VIP석 뒤를 봉쇄했고, 체내의 모든 힘을 어깨에 집중시킨 나는 시큐리티 라인 바로 뒤에 자리를 잡았다. 우와, 지, 지단의 머리가 3m 앞에 있어ㄷㄷ..
(여러 의미로) 눈이 멀 것 같아!

지단은 우승팀 유소년들과 간단하게 공을 주고 받으며 볼트래핑과 패스, 슈팅 등을 보여주었다. 축구화도 아닌 그냥 운동화로 저런게 가능하다니! 라고 울부짖는 여기 축덕 한 뇨자(...) 아, 사진에는 안나와있지만 지단이 입고 있는 저 아디다스 점퍼, 등짝에는 마치 유니폼처럼 'ZIDANE'이라고 마킹이 되어 있었다. 그게 뭐가 이상한지 설명하기는 참 애매하지만, 본인이 지단인거 보면 알텐데 진짜 지단이 ZIDANE을 등짝에 써붙이고 다닌다는게 뭐랄까 좀 귀여웠다ㅋ

아끼는 연아의 햅틱에 지단의 싸인을 받기 위해 2만원을 주고 핸드폰 배터리 커버를 추가 구입했지만 결국 지단은 유유히 떠나가버린 이야기라든지, '안한걸 후회하느니 해버리고 후회하자'는 마음에 택시와 공항철도를 이용해 인천공항으로 지단을 쫓아간 사건(지단은 김포공항을 이용해 출국했다-_-;)은 최소한의 개인적 명예를 위해 봉인하려고 한다. 첨언하자면 난 집 앞 카페에 SS501이 왔을 때도 쓱 보고 쿨하게 가던 길 갔던 사람이다.

아무튼, 내 늦가을을 설레게 했던 전설은 짧은 여정을 마무리하고 한국을 떠났다. '지단을 만나서 싸인을 받고 같이 사진을 찍겠다'는 인생 10대 목표(?)중 하나는 우선 후일을 기약하기로 하며. (내 5년안에 스페인을 가서 반드시 이 목표를 이루고 만다고ㅋ)
by Madoc | 2009/11/01 18:35 | ■Hommage | 트랙백 | 덧글(2)
질소 대량구매

하루종일 한 끼 먹은 탓인지 새벽녘에 급 배가 고파졌습니다.
부엌 던전의 냉장고 보물상자를 열었으나 텅 비었더군요.
할 수 없이 가까운 편의점에서 질소를 대량으로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안에 감자 과자가 약간 들어있었습니다.

조금 득 본 기분입니다♡


by Madoc | 2009/05/02 07:25 | ■Montage | 트랙백 | 덧글(4)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